6월 27일 생존일지다. 일기를 자주 써야겠다는 다짐같은 것은 한적이 없다. 그렇기에 5. 30 생존일지를 쓰고 또 언제 쓸까 싶었지만 지금 쓰게 되었다. 뭐 부터 말해야할까 지금 나의 상태는 음.. 아무것도 아니다. 조용하게 보내고 있다.
철학적인 어쩌고..
철학적인 생각들을 조금 한다. 철학에도 관심이 있었고, 책을 많이 읽었으며, 혼자 걷거나 뛰거나 혼자 멍때리면서 생각을 자주한다. 또 중2병같은 생각같기도해서 조금 부끄럽기도 하면서.. 음.. 그냥 내가 왜 태어났는지, 내가 궁극적으로 이루고싶은 목표 등등.. 음 생각보다 나의 가치관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난 것 같다. 꽤나 의미있는 생존일지가 될 것 같기도하고.
일단 내 궁극적인 목표는 항상 결과를 중시했었다. 인정을 바래왔고 보상을 바래왔다. 현재의 것에 감사하는 것 보다는 감사할 것을 기다렸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지금 이렇게 된 것은 아닐까 싶다. 행복에 대한 공식을 찾아봤다. 결과/기대+노력 인 것 같다. 맞는 말인 것 같다. 물론 기대가 크고 노력이 많으면 결과의 실질적인 가치는 올라갈 것이다. 그건 부정 못한다. 시험 공부를 열심히하면 그만큼 더 좋은 점수를 받는 것 처럼,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기대하고 희망을 갖고 노력하고하면 항상 행복한가? 노력해서 성공을 쟁취한 사람의 과거를 돌아보면 어떤가. 행복한 것인가? 물론 노력한 사람들을 욕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정말 대단하고 강인한 정신력을 가지고 고통을 버텨 성공한 사람들이니 박수받아야한다. 나도 그렇게 살아왔고 그러나 직접적으로 느끼는 행복은 과연 같을까?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말 요즘 확 와닿는다. 그만큼 노력하고 치이고 상처받고 망가졌지만 좋은 결과가 모든 것을 회복시켜주지 않는다. 근 몇개월간 내가 이렇게 살았던 것 같다. 항상 만족을 하지 못하며 계속 더 좋은 결과를 내려고해서 지금 내게 나온 결과에 감사하고 만족하지 않고 계속 힘들어하는 길을 택하며 살았다. 그렇기에 망가진 것 같다. 힘들었다.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누군가에게 응석부리고싶고 내 진심을 말하고싶고 그렇지만 그러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선택이다. 결국 내가 선택한거다. 내가 이룬게 없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서 인정해주고 꽤나 좋은 직장도 얻고 나름의 만족을 한다. 그러나 행복한가? 라고 물어본다면 그것은 아니다. 기대가 크면 결과가 크게 올 수 있지만 그만큼 상처를 많이 받는다.
예를 들어보자 배드민턴을 치다가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긴 렐리를 접전 끝에 1점을 딴다면 물론 기분이 좋고 흐름도 얻는다. 그러나 지게된다면 그만큼 힘빠지는 일이 또 없다. 그러나 내가 진 것 같은 렐리일때 알고보니 아웃이여서 1점을 딴다면? 당연히 기분이 좋다. 앗싸 개꿀 ㅋㅋ 이런식으로 생각한다. 기대가 작았는데 작은 행복이라도 더 값지게 느껴진 것이다. 물론 인이여서 1점을 줘도 별로 그렇게 힘이 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기대 자체를 안했으니.
그래서 난 요즘 기대를 안하고 산다. 노력을 안하는게 아니다. 노력은 한다. 열심히 한다 그 누구보다. 그러나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냥 오면 오고 말면 말고.. 이렇게 살면 짜릿함은 느낄 수 없겠지만 적어도 배신감이나 좌절은 하지 않을 것이다. 평생 이렇게 살지는 않을거고 그냥 지금..만 조금 이렇게 살래
우린 아직 걷는게 아니라 뛰어야해
러닝은 아직까지 한다. 재밌다. 사실 오늘 6시에 일어나서 몰래 기숙사를 탈출해서 친구랑 8키로를 뛰었다. 강변을 따라 뛰었는데 선선한 바람이 정말 기분이 좋았고 행복했다. 날씨가 구름이 좀 많았는데 해가 뜨면서 불어오는 바람과 경치가 경이로운 수준이였다. 행복했다. 물론 일어날때 정말 힘들고 처음 1~2키로를 뛸때는 다시 들어가 자고싶었다. 그럼에도 뛰었다. 러닝은 고통이 시작이다.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마라톤 30키로미터 코스를 신청했다. 아직 30키로를 완주할 실력이 되지는 않는 것 같아 더욱 정진중이다. 꼭 완주하고싶다. 러닝화도 사고 8~10키로만 뛰어도 행복하고 뿌듯한데 30키로를 완주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 벌써 기대된다. 핳ㅎ..
뭐 뛰는 것 뿐만 아니라, 복싱도 계속해서 하고 있고 배드민턴도 하고있고.. 솔직히 2달전까지만해도 뭔가 실패의 연속이였다. 배드민턴도 슬럼프가 왔고 복싱도 공부도 어쨋든 내가 뭔가 슬럼프에 빠지게 되리라고 생각한 적 없는데. 중요한 대회나 행사나 면접이나 나의 역량을 100퍼센트 전부 발휘하지 못하는 시기가 있었다. 그렇게 나의 자존감은 떨어지게 되었다.
솔직히 이 슬럼프를 깨준것은 위에서 언급한 행복 공식과 배드민턴 대회였다. 사실 이번 배드민턴 대회에 나갈때는 기대를 안했다. 8강이라도 가려나 생각했다. 슬럼프가 왔으니까. 그러나 나도 모르게 기적적으로 대회 2일전부터 갑자기 감이 잡혔다. 뭔가 잘 쳐지고 자세가 잡히고 몸이 가벼웠다. 그렇게 뭔가 자신감이 붙었다.
그렇게 준우승(2위)를 했다. 아쉬웠다 결승에서 이상한 심판들의 편파판정만 아니였으면 우승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았지만.. 그냥 수긍했다. 기대가 낮았기 때문에 만족했던 것일까.
기분이 너무 좋았다. 특히 준결승전은 알고있던 친구들하고 만난거라 청춘드라마의 한장면처럼 경기했다. 배경음악으로 뭔가 신나는 음악도 나왔다. 최종보스전이 아닌 중간 라이벌하고 싸우는 구간의 느낌이라 너무 가슴이 뛰었고 23:25로 승리했다. 2점 차이였다. 초반에는 지고있었지만 후반에 역전승해서 더욱 기분이 째졌다.
모르겠다. 행복했다가 슬펐다가 슬럼프였다가 극복했다가. 사실 극복이라기엔 지금 완벽하게 행복하진 않다. 아직 뚜렷한 무언가가 없다. 난 기다리고 있다 2년째 뭔가 나를 확 하고 나의 가슴을 쿵하고 흔들어줄 무언가를 행복하고 힘없는 표정을 짓지 않도록 해줄 무언가를.. 무언가나 누군가를 일 수도...
사실 시뮬레이션 이론같은것도 생각해봤는데 너무 정신 나간 소리라서 쓰면 안될 것 같다. 그러나 일리있긴한데.. 나중에 써볼지 말지 고민해보겠다.. 3일뒤 코틀린 컨퍼런스다. 발표 잘 해야겠다..
그냥.. 좀... 이제 좀 괜찮아져라 제발 쓰브ㅃ씂
'생존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망으로 연명하는 뭣같은 OOO (2) | 2024.11.21 |
---|---|
축하드립니다. (1) | 2024.10.27 |
2024. 05. 30 생존일지 (3) | 2024.05.30 |